도봉구 초안산 분묘군 복원 논란, 주민 간담회 열려
주민의 재산권 침해, 도시 경관 훼손이 가장 큰 화두
구와 함께 대책 마련할 것, 발굴조사 관련 주민의견 나눠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는 국가지정 문화유산 사적 제440호 서울 초안산 분묘군 복원 논란과 관련해 지난 3월 14일 창1동 주민센터에서 오언석 구청장과, 김재섭 국회의원, 이경숙 시의원, 안병건 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관계 공무원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간담회를 열었다.
구민들은 초안산 분묘군 인근에 살고 있는 빌라와 아파트의 주민 대표로 구성되었으며, 초안산가꾸기 운동본부의 장귀용 대표가 참석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열린 간담회는 구에서 상황을 보고하는 시간을 먼저 가진 후 구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구는 먼저 사업현황과 추진 경과를 설명하고, 문화유산 보호구역이 해제 되거나 경계선이 개선된 지역의 조정 사례를 들어 시굴조사를 비롯한 계획에 대해 구민들에게 알렸다. 지정구역 조정 협의 결렬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주민 서명운동 전개, 전문가 법률 자문, 구청장과 주민이 함께 국가유산청 항의 방문 및 국민권익위원회 제소, 언론을 통한 지속적인 여론 조성 등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의 입장을 들은 후 주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신화빌라에서 참석한 주민은 “거주민이 문화유산 구역을 침범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적으로 지정해놓고 이것도 하지 말라, 저것도 하지 말라 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횡포라고 생각한다. 구가 주민의 편에서 국가유산청과 이 문제를 잘 풀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삼환빌라에서 참석한 주민은 “초안산 분묘군에 의해 재개발재건축시 높이 제한을 받게 된다. 타구의 경우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곳도 있다. 이것은 불합리하다. 사적으로 가치가 없다는 보고서를 구청이 작성해서 다시 제출할 것과 지역 조정구역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것, 차폐 시설 설치로 주민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초안산가꾸기운동본부의 장귀용 대표는 대응방안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 와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많으니 3구역은 조례로 개발제한 사항을 조정해 줄 것, 인근 지역을 공동개발할 경우 용적률 공유를 통해 문화유산 규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 단지와 용적률을 공유하고 사업 이익을 공유하는 ‘결합재건축’방식도 검토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다른 주민은 “다른 것은 둘째 치고 공동묘지 입구 같은 것만 해결해달라”라며 “젊은 사람들이 도봉구에 공동묘지가 생겼다는 말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나 사적 해제를 위한 절차로 시굴조사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주민들간 의견이 갈렸다. 시굴조사를 통해 완전한 원상복귀를 원하는 주민과 현재 상태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는 의견으로 나눠졌다.
오언석 구청장은 “100% 주민 의견에 공감한다. 무조건 주민들의 편에서 일을 할 것이다. 복원 과정에서 주민 공청회를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 이제는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라며 “구에서 할 수 있는 일과 국회에서 할 일, 시의회에서 할 일이 따로 있다. 주민들께서 구체적으로 숙제를 내 주시면 그에 맞게 움직이겠다.”고 했다.
김재섭 의원도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정리를 해주셔야 숙제를 잘 풀 수 있다. 국가유산청 담당자를 국회에 부른 상태이고 구청과 구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서 TF 형식으로 만들겠다.”라고 했다.
주민들이 의견을 조율해서 어떻게 정리할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아직도 남은 과제가 많다.
윤은자 기자 yej38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