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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법무사의 법원경매 비망록(備忘錄) [63회]
혹 떼려다 혹 붙인다.
등록날짜 [ 2023년09월13일 12시44분 ]
대항력 있는 주택 유입의 위험성(2)

김세영 법무사 ▶한국임대차보호법 ▶연구홍보원 원장
그 사람이 내민 임대차계약서와 주민등록등본에 의하면 최우선저당권보다 앞서서 임대차계약과 주민등록이 되어있었다. 
그 사람은 “자기는 대항력이 있으므로 경매에 신경 쓰지 않는다. 지난번 집행관이 자기도 없는 사이에 다녀갔는가 본데 자기와는 상관없어 법원에 아무런 신고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K대리는 쿵쿵거리는 가슴을 누르면서 은행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 임차인이 제시하는 계약서에는 보증금이 6,000만 원으로 되어있었다.
그렇다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6,000만 원을 안고 사는 폭이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러한 부담을 안고는 구태여 유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유입함으로 인하여 오히려 추가로 6,000만 원의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
경매계장 말마따나 채무자의 시간차 공격에 걸린 것 같았다. 은행에 돌아온 K대리는 이 건의 대출서류를 다시 꺼내 검토하였다.
현지 조사일과 근저당권설정일과의 사이가 1주일이나 벌어져 있었다. 아까 적어온 임차인의 계약일과 주민등록일은 현지 조사일로부터 3일 뒤의 날짜로 되어있었다.
대출 당시에 이미 대항력을 취득한 임차인이 생겼는데에도 이를 모르고 근저당권설정을 하고 대출을 실행한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K대리는 대출 당시의 조사보고서를 믿고 유입을 단행하여 6,000만 원의 추가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K대리는 이튿날 법원 경매계로 달려갔다.
“계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가 잘못 샀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이건 제가 물어내야 합니다.”
“허둥대지 말고 차근차근히 얘기해 보자고.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단 말이지?”
“예! 6,000만 원짜리 계약서를 갖고 있어요. 주민등록도 빠르고요.”
“지금 와서 산 것을 취소하는 방법은 낙찰불허가신청을 해서 낙찰불허가를 받는 것이고, 낙찰허가 결정 뒤에는 항고해서 재도 고안을 받거나 항소심에서 낙찰불허가 결정을 받는 길밖에 없어. 입찰보증금 2,500만 원을 떼이는 편이 낫지. 그 집을 그냥 매입하면 6,000만 원을 더 손해 보게 되니까.”
“그럼 낙찰불허가신청서는 언제까지 내야 하지요?”
“가만있자, 벌써 이틀이 지났으니 내일모레까지는 내야 낙찰허가 결정 전에 경매 판사가 검토할 수 있지.”
“낙찰불허가를 해줄까요?”
“그거야 신청을 해봐야지. 일단 얼른 신청을 해보라고.”
K대리는 경매계장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은행으로 와서 ‘낙찰불허가신청서’를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해 이튿날 법원에 제출했다.
다행히 낙찰불허가 결정이 나왔다.
K대리는 낙찰불허가 결정이 확정된 뒤 보증금 2,500만 원을 찾아 은행에 도로 입금했다.
K대리는 10년은 감수한 것 같았다.
만약 낙찰불허가 결정이 나지 않았다면 최소한 입찰보증금인 2,500만 원은 떼이게 될 판이었다. 만약 이런 것을 모르고 덜컥 잔금을 납부했다면 무려 6,000만 원의 손실을 은행에 끼치게 되고 결국 구상 당하여 K대리가 물어내야 할 것이었다.
K대리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될 뻔했던 아찔한 위기를 모면했다.
간신히 위기를 벗어난 K대리는 법원 경매계장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생각을 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줄 모르고 경매 물건을 매입하는 경우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적지 않게 일어난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유입에서도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존재를 까마득히 모르고 유입하여 담당 직원이 안절부절못하는 때도 있다.
이는 관리부서의 직원들이 자주 바뀌는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원경매 업무는 일견 간단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상당히 깊은 법률적 식견과 실전적 경험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업무이다.
채무자의 시간차 공격으로 이미 채권확보에 하자 있는 대출을 하고도 모른 채 지나다가 연체가 되어 경매에 들어간 뒤 졸지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발견되어 대출 당시의 담당자가 문책당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대출 시 현황조사와 근저당권설정등기 시점과의 간격이 최소화되도록 하여 이러한 시간차 공격이 없도록 방지하여야 하고, 아울러 유입 시에도 더욱더 철저히 임차인 현황을 실제 현지 출장을 통하여 면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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