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오 서울시의원 시정 질문
400억 원 예산 지원 약속이행 촉구
서울시가 노원구 하계 5단지 영구임대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거주자들이 생활권과 무관하게 중랑구, 동대문구, 도봉구 등으로 흩어지게 될 전망이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서준오 시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16일 제32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 질문을 통해 원주민 배려 없는 이주대책과 고품질 임대주택 건설이행을 촉구했다.
서 시의원에 따르면 SH공사가 관리하는 영구임대주택은 서울에 23곳에 2만 8123세대로, 이중 준공 후 30년이 도래한 곳은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많은 임대주택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근본적인 이주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서 시의원은 “하계 5단지는 이주단지를 지으려 했으나 국·시비 지원이 중단되고, 신속함을 내세운 오세훈 시장의 지시로 원주민들이 거주지와 멀리 떨어진 중랑구, 동대문구, 도봉구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거주자들은 30년 넘게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의지하면 살아왔기에 흩어지기를 원치 않으며, 특히 1~2인 가구가 66.9%, 60대 이상 입주자가 69.4%나 돼 공동체 붕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5.8%가 ‘인근 공원부지에 건설되는 이주단지’를 임시 거주지로 선호한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특히 초고령층은 뿔뿔이 흩어놓으면 공동체 붕괴, 고독사 등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사업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30년 넘게 살아온 사람들의 인권과 안전에 대한 서울시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서 의원의 지적에 동감한다”며 “다시 한번 사업을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오세훈 시장은 작년 8월 싱가포르 고급 임대주택인 피나클을 방문해 하계5단지아파트의 미래라 말하며 ‘고품질 초고층의 명품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 말했다. 하지만 ‘명품임대주택’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시비 지원이 끊기며 장기전세주택은 계획 대비 74%나 감소했고, 생활SOC 면적은 절반으로 줄었다. 일반 분양만 늘렸으나 오히려 사업성은 떨어졌다.
지난 1일 오세훈 시장이 ‘장기전세주택 공급 16주년’을 맞이해 “장기전세주택을 다양한 방식으로, 더 많이 공급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서준오 시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장기전세주택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하계 5단지에 당초 지원하기로 계획했던 시비 400억 원을 지원해서 장기전세주택을 늘리고, 생활SOC도 최초 계획대로 확보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경충 기자 nnews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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