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안 노무사 (지정노무법인 노사정책연구소장)
최근 MBC 기상캐스터가 선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괴롭힘으로 자살을 하여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국회에서 청문회까지 추진한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언론에 보도된 행위 자체가 실제로 맞다면 선배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자살한 MBC 기상캐스터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규정 적용을 받는지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보았을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하여 단정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는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제1호에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 판례에 근로자성 지표를 열거하고 있다. 판단지표는 여러 개인데 그중에서 중요한 것이 사용자로부터 업무상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여부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정해져 있는지 여부이다.
MBC 기상캐스터의 경우는 근로자성 지표에 해당하는 부분도 있고 해당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종합적으로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여부에 대하여 전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고용형태가 다양화되면서 과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정의는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근로자성을 이전보다는 넓게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최근에 노동법 관련해서 논의되는 화두가 주4일제 도입과 근로기준법 전면 확대적용이다.
필자는 여기에 근로자성을 넓히는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넓히는 것이 시기상조라면 최소한 근로자성이 애매한 위 MBC 기상캐스터의 경우처럼 인권적인 규정은 적용받도록 단계별로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근로자성 문제를 상담하다 보면 애매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전에 필자가 사건을 수행할 때 한 근로감독관은 월급을 받으면 다 근로자 아니냐고 한 적이 있다.
필자는 그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보수의 지급방식과 체계와 관계없이 일을 시킨 자로부터 돈을 받으면 임금성을 인정하는데 좀 더 넓게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가 도입되어서 직장문화를 바꾸는데 어느 정도 일조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가 도입되면서 노노 갈등이 발생하고 실질적으로는 괴롭힘이 아닌데 신고하는 때도 많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가 도입되면서 부작용도 상당히 많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를 축출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아마 이 부분은 조만간에 사회문제로 비화할 것이다.
반면에 위에 MBC 기상캐스터의 사건처럼 꼭 보호가 필요한 자들에 대해서는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노동청에서 이 문제를 조사한다고 하니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적용 여부를 판단하겠지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입법적인 보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바뀐 만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다음 호에도 노동법 쟁점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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