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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A는 근로자들에게 따로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사업장이다. 대신에 약정휴가로 소정의 기준에 따라서 경조휴가와 하기휴가를 부여할 뿐이다.
사업장 A에서 2년 6개월간 근무하다 퇴사한 근로자 B는 퇴사하면서 본인에게 연차유급휴가 30일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었고,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시기가 지나 소멸되거나 사용하지 못하고 퇴사한 경우에는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정산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0일분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은 보통 30일분의 통상임금이므로 약 1개월분의 월급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당연히 근로자 B는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의 정산을 요청했으며, 사업장 A가 이를 거부하자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사업장 A는 근로기준법에 따라서 발생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퇴사한 경우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러나 근로자 B가 재직 중에 경조휴가를 8일을 사용했고, 하기휴가도 매년 5일씩 2번을 사용하여 총10일을 사용했으므로 근로자 B의 연차유급휴가 30일 중 18일은 공제하고 12일분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사업장 A의 주장은 타당한 것일까?
근로기준법 제62조(유급휴가의 대체)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경조휴가와 하기휴가는 연차유급휴가와 별도로 부여되는 약정휴가이지 연차유급휴가가 아니다. 경조휴가와 하기휴가 같은 약정휴가를 연차유급휴가로 갈음하기 위해서는 연차유급휴가 대체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장 A가 연차유급휴가 대체제도를 시행하지 않은 이상 사업장 A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연차유급휴가 대체제도는 몇 가지 요건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자 개별 당사자와 연차유급휴가 대체에 대하여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의 변형된 휴가제도의 하나이므로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을 거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요건으로 필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도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소정근로일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상의 공휴일을 연차유급휴가로 갈음하여 쉬도록 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른 유급휴가의 대체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임.」이라고 하면서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회시하고 있다.
또하나의 요건으로 특정한 근로일을 지정하여 대체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주휴일 같이 일요일 등 유급휴일은 연차유급휴가 대체를 할 수 없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제는 사업장은 연차유급휴가에 대해서 더 이상 사업장 사정상 부여할 수 없다고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재충전기회를 주기 위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면서 법적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인사노무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도 연차유급휴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