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아리랑 무용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진성 춤사랑 대표가 2003년도, 국립국악원에 있을 때 했던 주된 업무 중 하나가 해외파견 강사였는데 베를린에 한국무용 강사로 파견됐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1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후 고진성 대표는 ‘춤사랑’이라는 무용단을 만들었고, 베를린에 한국 무용을 배우러 왔던 ‘아리랑 무용단’ 중 한 분이 본인이 있는 지역으로 고 대표를 초대, 이후 1년에 2번에서 많으면 4번 정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아리랑 무용단’은 1995년에 결성된 것으로 한독가정인 파독 간호사분들이 고향에 대한 향수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무용을 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다. 처음 9명 정도로 만들어져 지금은 평균 16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지키고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2세, 3세 들에게도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고, 프랑크푸르트 카니발, 본 카니발, 뒤셀도르프 카니발, 베를린 카니발 등에 초청 받는 등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무용 단체다.
하루 15시간 춤만 춰, 밤근무 해가며 배우러 오는 열정에 감동
고 대표는 “처음에는 무용을 가르친다고 갔는데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다. 근검절약하는 모습도 그렇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보면 머리가 숙여진다”고 한다.
무용단 중 한 분은 50대 현역 간호사로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세미나 기간 중에는 스스로 밤근무로 조정을 한다. 밤새 근무하고 와서 춤을 추고 다시 근무하러 병원으로 간다. 혹은 2년치 스케줄을 미리 정하니까 아예 그 기간을 휴가를 내기도 한다.
한복을 갈아입는 것 무대의상 갈아입는 것도 연습을 하는데 초시계를 꺼내놓고 30분 동안 반복해서 연습을 시키는데도 이런 건 왜하느냐는 불평불만이 전혀 없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대단해서 심할 때는 15시간을 춤만 추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저녁때는 모두 약을 먹고 들어가 주무시는데, 할머니들이 무엇을 하겠느냐, 얼마나 하겠느냐는 소리가 듣기 싫어 프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 것이다.
무대는 누구든지 비판하고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야 하기에 나이가 많다라는 이유로 동정표를 얻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화합으로
2년 전 노원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은 72세이신 단원 중 한분이 92세 이신 어머니가 한국에 생존해 계셨고,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예쁜 옷을 입고 춤 추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얘기하셨고, 이 소식을 들은 노원구의회 이경철 의원이 추진해서 성사된 것이다.
늘 춤을 춰 오신 분들이라 공연을 올리고 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인데 독일은 건조하고, 우리나라는 습기가 많아 환경적으로 안맞아 노령의 무용단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그것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무사히 잘 마쳤다.
아리랑 무용단이 17명이 원래 멤버다. 2016년 공연 때 17명이 오셨는데 단장이셨던 분이 독일에 돌아가시고 바로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이 소식을 듣고 독일에 들어가 장례식에도 참석을 했는데 이경철 의원이 잘 들 계시는지 안부를 물었고, 이 소식을 전하자, 국가가 너무 홀대한 분들이라 뭘 도울 수 있겠느냐라고 물으셨다.
이경철 의원과 우원식 의원이 합심해서 이번 공연이 다시 성사됐고, 29일에는 남산국악당에서 31일에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이 올려진다.
지금 ‘아리랑 무용단’은 미리 입국해서 공연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다시 부르는 아리랑, 망향의 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공연 컨셉은 화합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세 가지로 독일에 가서 힘들었던 시절, 현재 자식들 다 시집장가 보내고 이제는 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보며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 흐름이다.
춤사랑 무용단과 아마추어 팀도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이 될 것이고, 우리나라 전통 무용을 기반으로 부채춤, 화전무, 비가, 살풀이, 지전무, 진도북춤, 경고춤, 소고춤, 북모듬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부 무료로 진행되며 무용단 지도는 고진성 대표와 이지연 부부가 맡는다.
이번 공연은 1세대를 위한 무대로 2세들은 무대에 서지 않지만 공연을 보러 들어온다고 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 우리 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아리랑 무용단 고국에 감사
아리랑 무용단 16명이 모두 대한민국에 감사하고 있다. 한국 경제발전을 위해 도움이 됐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겠지만 개개인 모두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라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있다.
고진성 대표는 우리 춤의 매력에 대해 서양 악기들은 표현이 바깥으로 나가지만 한국무용은 안으로 모인다. 외국에 나가 공연을 해보면 한복의 색감에 반하고, 그 화려한 의상을 입고 현란하게 소화해내는 춤사위에 놀란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너무 흔하다고 생각해 귀한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깝다고 한다.
한편, 춤사랑 무용단은 산간오지나 문화가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기도 하고, 해외 공연도 많이 나가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춤 무용단으로 노원구에서 200명 정도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단체다.
노원구민회관과 인덕대학교 평생교육원, 문화원에서도 춤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고진성 대표는 “말로할 수 없는 것을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지켜봐주는 것. 내가 춤추는 시간 만큼은 나를 바라봐주는 것. 그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면서 “이 행복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