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면 다 담보냐!?
우선변제권 등으로 담보가치가 감소될 수 있다.
김세영 법무사 ▶한국임대차보호법 ▶연구홍보원 원장
금융 관행이 물적담보를 전제로 하여 대출하는 관계로 담보가치가 지속해서 증가하거나 유지될 때는 담보물이 가장 좋은 채권확보의 안전장치가 되나 담보가치가 허락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게 되면 이러한 담보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특별한 사정이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최종 3월분의 임금, 퇴직금, 재해보상금과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소액보증금 채권 및 확정일자부 보증금 채권, 선순위 법정기일의 당해 세인 국세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이들 최우선변제채권의 돌출은 당초 예상했던 담보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어 1순위 저당권자라고 할지라도 채권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1순위로 저당권을 설정했으니 걱정 없다고 안심하고 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되니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이런 경우는 등기상 근저당권 등이 없는 주택에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모 은행 P차장은 생각지도 않은 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시 시가 10억 원 정도 가는 단독주택에 근저당권을 1순위 설정하고, 5억 원을 대출해 준 것이 채권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경매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시가가 8억 원밖에 안 되고 실제 법원경매감정도가 7억 원밖에 안 되었다. 게다가 매기도 없어서 2번이나 유찰된 뒤에 3차 기일에서 거의 최저가인 4억4,800만 원에 매각되었다.
채무자가 연체에 연체를 거듭하여 받을 원리금은 채권최고액에 육박한 5억 원이 넘었다. 배당기일에 은행에 배당된 액수는 4억 원밖에 안 되었다. 당황한 P 차장은 즉시 배당이의를 하고 어떻게 된 것 인지를 검토했다.
은행의 근저당권설정 전의 확정일자부 임차인이 1명 있고, 소액임차인 1명이 더 있었다. 소액임차인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은행의 근저당권설정 전에 임차인이 있다는 기록은 대출서류 어디에도 없었다. P차장은 마음이 언짢았다.
이 건은 대출 당시 지점장이 직접 P차장에게 지점장의 친지라면서 부탁한 것이고 신용조사도 지점장이 하자 없다고 하여 차주 본인의 진술만으로 현장조사를 생략했었다. 등기부도 깨끗하고 지점장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니 P차장은 거기서 실지 조사를 해야겠다고 우길 생각을 못 했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선순위 임차인이 있고 게다가 집주인인 차주 본인이 모두 쓰고 있다고 했던 방들에 소액임차인들을 들여 담보가치를 현저히 하락하게 했다.
물론 대출담당자였던 P차장의 과실도 가세한 것이 틀림없었다. 아무리 지점장의 부탁이더라도 주민등록등본을 떼어 임차인 관계를 확인하고 실지 조사로 방 개수를 헤아려 소액임차보증금 우선 변제액만큼 감정가에서 공제한 뒤 산출된 담보가치에 근거해서 대출했어야 했던 것을 그만 정리에 끌려서 임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배당이의를 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임차인들이 사는 이상은 배당이의의 소에서 소송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P차장이 모든 부담을 안고 처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금융기관 대출 시 보통 담보물건 평가에 있어서 소액임차인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방 개수에 소액임차인 우선변제 금액을 곱한 금액만큼 감정가액에서 공제한 것을 기초로 대출액을 산정하고 있다.
대출 시에는 소액임차인 등 임차인이 없었더라도 대출 직후로부터 경매기재등기일 전까지 소액임차인이 이사와 주민등록을 마친다면 소액 우선 변제금을 배당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 소유의 부동산을 경매할 때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최우선변제권 있는 채권자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는 물적담보와 아울러 차주 개인의 인성, 성품, 사업능력, 신뢰도, 사업의 전망 등을 평가요소로 하여 대출하는 기법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