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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아파트는 분란이 꽤 심하고 복잡했다고 한다. 지금 현재위치에 에어로빅장이 있었는데 이곳이 주민갈등으로 인해 폐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폐허의 공간이 되어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윤철 회장이 공간이 아까워 주민을 위해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역구의 구의원인 차명자 부의장을 찾아갔다고 한다. 차명자 부의장은 마침 도봉구청 주택과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동주택 활성화 사업에 신청을 할 것을 권유하고 복잡한 행정절차에 힘을 보탰다. 신청결과 2013년 5월 구로부터 600만원을 지원받고,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220만원을 지원받아 기초적인 탁구장 시설을 오픈했다. 처음 오픈할 때에는 기초시설을 갖추기에 급급해 바닥 공사를 미처 하지 못해 콘크리트 바닥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무릎이 아프다는 회원이 많았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고자 2014년에 다시 한 번 신청을 했고, 2년 연속 구의 지원을 받아 마룻바닥 공사를 마쳐 회원들은 물론이고 특히 어르신들이 무릎 걱정 없이 운동을 하게 되어 모두들 기뻐하고 있다.
현재 한양탁구장의 회원은 80명이다. 한양탁구장은 이웃아파트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 주변 아파트 주민도 회원으로 받고 있는데 아마도 오는 대로 회원으로 받다보면 200명도 넘었을 거라고 한다. 장윤철 회장은 “이웃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주변 아파트 주민들도 회원으로 받았지만 외부인의 비율이 너무 많으면 주민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어 적정한 비율로 조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곳은 주민들이 모여 운동을 통해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어 주민들이 많이 좋아해 주고 계셔서 기쁘다”고 한다.
탁구장에 회비도 있다. 회원들 스스로가 탁구장 운영에 필요한 기본비용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발적으로 5,000원씩을 내고 있으며 레슨비는 60,000원이다. 레슨의 경우는 화, 목, 토 오후 3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진행하고 있다. 탁구장 운영은 오후2시부터 저녁10시까지 연중무휴다.
회장 1명, 운영위원장 1명, 감사 1명, 고문으로 남자 1명, 여자 1명, 기술협력의원 2명으로 임원진이 형성되어 있으며, 모든 일은 함께 의논해서 해결하고 있다.
한양탁구장은 6월에 규모가 큰 탁구시합을 하고 있으며, 매달 한번씩 자체시합도 진행하고 있다. 추석에는 탁구실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척사대회를 열었고, 척사대회의 상품은 주민들이 기부한 물품으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주는 사람은 주는 기쁨으로 행복해하고, 받은 사람은 받은 것이 기뻐, 함께 나눌 먹을거리를 준비한다. 주거니 받거니가 끝이 없다.
1년 8개월 정도의 짧은 운영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양탁구장이 아파트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한 일은 꽤 많다. 장윤철 회장도 “처음에는 단순하게 운동하는 장소가 됐으면 했다. 그런데 72살의 회원분이 우리 같은 늙은이가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오래오래 잘 관리해달라는 말을 듣고는 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저 경로당에 가서 앉아만 있는 것보다 가까운 이웃과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한편으로는 복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한양탁구장의 멤버들은 벌써 팀을 이뤄 이웃팀들과 교류전에 나갈 정도로 팀웍이 탄탄해져있다. 이미 도봉구청 직원 동아리팀, 신내동 데시앙, 도봉우체국 직원팀 등과 교류전을 펼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2015년 1월에는 전북지역 클럽 초청 교류전에서 우승을 하고 돌아오는 쾌거를 이뤘다. 처음으로 이웃주민이 한팀을 이뤄 1박 2일이라는 교류의 시간을 가진 것에 더 큰 의미을 두고 있으며 전주시에 도봉구의 깃발을 날리고 왔다는 자부심을 공유하게 됐다.
이웃주민과의 소통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덤이다. 가족간의 화목도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린다. 게다가 이웃사랑은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한양탁구장을 알기 전에는 그저 집과 직장만 알고 살았다는 임환 운영위원장은 “이제야 이웃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웃과 교류하는 것도 즐겁고 이웃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기쁘다”고 한다. 임환 운영위원장은 자신의 직장인 KIST에 선덕중학교 학생들이 견학을 하고 자기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내부공사를 할 때 한푼이라도 절약하고자 회원들이 손수 땀흘려 가며 공사를 했다. 전문적인 시공이 필요한 바닥공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회원들이 땀방울이 배어 있는소중한 공간이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시멘트를 지우지 않는 이유도 회원들의 땀방울이라 생각해서다. 회원들에게 이 공간이 더없이 소중하고 애착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장윤철 회장은 “올해에도 지원금을 신청해서 지하인 공간의 단점을 해소할 환풍시설과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오전시간을 이용해 어르신과 주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가강습을 시도해보려고 했으나, 자체 부담금도 많아지고 요구조건도 더 까다로워져서 포기했다”며 “자체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이 조금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저녁 늦은 시각, 집으로 들어가기 전 자연스레 탁구장에 들른 차명자 부의장은 “처음 한양탁구장을 준비할 때부터 같이 해서 준비과정 하나하나가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너무 막막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공간이 이렇게 좋은 공간이 되어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을 보니 뿌듯하고 행복하다”며 “특히 운동을 통해 건강이 좋아지는 분들을 직접 보게 돼서 같이 준비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운동이 끝난 주민들은 자연스레 탁자를 만들고 자리를 만들어 운동 후 시원한 맥주 한잔을 가볍게 나누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바로 이웃이 살아있는 공동체다’라고 보여주는 듯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