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칼럼] 권고사직과 해고(제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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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칼럼] 권고사직과 해고(제18편)

등록날짜 [ 2016년05월23일 17시03분 ]

권고사직이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여 사직서를 제출하는 형식을 통해서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권고사직은 사업주의 일방적인 압력이나 권유에 의하여 퇴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에게 사직서를 제출케 하고 이를 근거로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으로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근로관계의 종료이므로 해고와 유사하게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권고사직이나 해고가 비록 회사가 먼저 󰡐나가 달라󰡑라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같다고 하여도 근로관계를 종료할지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여부를 근로자에게 맡겼다는 차원에서 법률적인 효과에서 권고사직과 해고는 크게 다르다.
실무적으로도 권고사직의 정황이 있으나 근로자가 부당해고로 다투는 경우 명백하게 근로자가 자유의사 등에 의하여 작성한 권고사직서 등 권고사직의 근거가 없다면 판단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의하여 작성된 권고사직서가 없어도 권고사직이라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예컨대 사업주가 더 이상 근로자와 일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근로자와 면담을 하면서 회사를 나가달라고 할 때 대개 사업주들은 근로자에게 퇴직위로금을 제시하거나, 퇴직금을 정산해 준다고 하거나, 인수인계 방법 및 기간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실업급여를 받게 해준다고 얘기하면서 권고사직을 유도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근로자가 이를 수용하면 권고사직서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권고사직의 정황으로 보아 권고사직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 예컨대 노동위원회 판정에서 '① 근로자가 직장 상사와 업무능력 문제로 면담을 하며 사직을 권고 받고 1개월치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점, ② 면담이 끝난 뒤 저녁 회식자리 제안에 당일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 점, ③ 점심시간 전 퇴근을 하며 경리 직원에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야기 한 점, ④ 사용자도 근로자의 요청대로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를 한 점, ⑤ 이후 출근하지 아니하고 전화로 인수인계 하였고 1개월 치 급여를 수령한 뒤에도 근로관계의 종료에 대해 이의제기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권고사직을 수용하여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한 것으로 해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음.'이라고 하면서 권고사직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정황상 권고사직으로 인정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권고사직을 뒷받침할만한 정황마저 없는 경우 권고사직인지 해고인지 판단하기가 더욱 어렵게 된다. 따라서 사업주가 권고사직을 하려고 한다면 우선 권고사직서를 받거나 권고사직의 정황을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입증자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도 사업주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상황에서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해고로 다투고자 할 경우에는 권고사직서는 절대로 작성하지 말고 사업주가 구성한 권고사직의 정황에 따라 의사표시를 하지 말고 해고를 명백히 할 수 있는 입증자료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권고사직과 해고는 종이 한장 차이지만 그 법률적인 효과는 하늘과 땅 차이임을 명심해야한다.

다음 호에도 업종별로 일어난 사건 등을 기초로 하여 부당해고에 대하여 계속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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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공인노무사회 이황구 회장(지정노무법인 대표노무사)